연말 신문기사에는 유난히 '저소득층을 위한'이라는 문구를 많이 씁니다.
좋은 일을 알리는 기사가 별로 좋은 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만큼 내성이 생긴 것은 왜 일까요?
구글에 '쌀후원' 이미지을 검색해보니 난리도 아닙니다.
쌀 한포대 지원하고 받는 사람 더 가난해 보이게 만드네요. 씁쓸합니다.
국민연금(국가가 개인의 노후 걱정을 오지랖 넓게)처럼
복지기관 펀드를 조성하여 의무사항처럼 납부하는 것은 어떨까요?
결국, 본인도 노후에는 받을 테니 말이죠.
다양한 사람이 좋은 일 한다고 기부하지만,
왜 저렇게 포토제닉을 꿈꾸듯 사진 찍는 것에 더 열중하는지 무슨 무슨 대표로 시작하는…….
뭐! 그런 활동마저도 안 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연말이 다가오면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조세제도의 전반적 개혁으로 기부 없이 사회복지할 수 있는 국가를 꿈꿔봅니다.
모두가 일하며 세금 내고(펀드가 아니라 세금으로) 개인 기부나 기업후원 중심이 아닌 방법으로요.
기업은 적정 급여를 주고 하청업체와 건전한 계약을 맺어 계약직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말이죠.
기부로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아져서 염려가 됩니다.
제 글에 공동모금회 회장 인터뷰 내용을 링크시켜놨지만
기부를 통해 복지를 해결한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당사자를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낙인찍을 것입니다.
주는 사람 마음대로 좌지우지 흔드는 것이 복지일까요?
연말이 되니 여러 가지 모습에 마음 아프군요.
일반인에게 사회복지하면 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을
조금씩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복지하는 사람들까지 기부와 기업에 목매는 요즘 상황이 아쉽습니다.
모금을 중심으로 일하는 단체에 있으면서도 고민스럽습니다.
기업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것이 맞는 것인지
기업의 생각을 바꾸려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은 요즘입니다.
김기완 선생님, 대단하세요. '쌀후원'에 관한 인식을
아주 명학하게 살필 수 있는 이미지네요.
저도 이 화면을 캡처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줄께요!
저번에 송파노인복지관에 가서 쌀후원 사진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서로들 찔려했습니다.
올해 송년회에는 최소한 이런 사진은 안 찍으려고 노력했는데…….
차라리 후원자와 당사자가 함께 밥을 지어 먹는 사진이 나을 듯싶어요.
아니면 '실적'을 증명해야 하는 자료라면
후원자가 사업담당자에게 전달하는 사진만 찍으면 안 될까요?
저부터 반성합니다. 쉽게 가려는 조급함이 앞섰습니다.
우리가 저 모습을 일상화시킨 장본인이 아닐까요?
며칠 전 어느 재단 일일호프에 다녀왔습니다.
홍보영상을 보기 싫더라고요.
아이들을 불쌍하게 비추고 저 아이들을 후원해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당사자의 능동적인 모습에 주목해야 합니다.
소위 잘 나가는 모금기관일수록 불쌍하고 안타깝게 표현하는데
특히 어린이를 불쌍하게 표현합니다.
문제가 생긴 장애인거주시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지적하면 대놓고
'후원 받으려면 돈이 있어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시설장을 만나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모금 중심의 복지가 가져다 준 폐해겠죠.
위급하고 긴급지원이 필요한 사례는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 일상적인 사례까지 힘든 상황을 중심으로 인터뷰하며
사례발굴하는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광고비 제로의 발상, 정보 크리에이티브'란 책 광고를 봤습니다.
제로비용은 아니라도 가능한 적은 비용으로 사회복지계가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회복지 홍보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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